자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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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말할 수 있을까, 읽(들)었다고_자고세 220805&0814에 대한 기록공부 기록 2022. 8. 16. 19:47
『스피박의 대담』(가야트리 스피박 지음, 새러 하라쉼 편집, 이경순 옮김, 갈무리, 2006)을 한 주에 한 장씩 읽고 있다. 역시나 쉽지 않지만, 천천히 가 보려 한다. 기록도 이렇게라도, 몰아서라도, 발제문만 올려서라도, 어떻게든 이어 가 보려 한다. 그러다 보면 뭐가 돼도 되겠지. 지난함 속에서, 3장은 그나마(자의적으로나마) 몇 가지는 건진 것 같다. 오래전 어디선가, 해체론과 동양철학(특히, 노장 사상과 불교)의 상관관계에 대해 들었던 것도 어렴풋이 떠올랐고. 가령, “무한 퇴행, 즉 이론적 형태를 최종적으로 근거 지으려고 하는 일이 결코 이루어질 수 없다는 문제를 철저히 고찰하면서 본질 문제를 검증해 가는 것”은 “도가도 비상도 명가명 비상명(道可道 非常道 名可名 非常名)”을, “인간이란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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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치 앞도 못 보자_자고세 220727에 대한 기록공부 기록 2022. 7. 28. 18:38
어제 저녁(7/27)에 진행된 '자고세'(자본주의 고민 세미나)에서는 『스피박의 대담』(가야트리 스피박 지음, 새러 하라쉼 편집, 이경순 옮김, 갈무리, 2006) 1장을 함께 읽었다. 어렵다, 역시나(특히, 보편적 지식인이랑 단독적 지식인 이야기....). 지금 뭐라 정리할 수는 없겠고, 일단 계속 읽어 볼 생각이다. 김윤우 선생은 벌써부터 다 읽을 생각 말고 다음 주에 한 장 읽어 보고, 그때 괜찮으면 또 한 장 읽기로 하고, 그다음에 또.... 그래, 어차피 한 치 앞도 못 보는 인생, 세미나도 그래야겠지, 그럽시다, 그래요. 그래도 '교섭'(negotiation)이라는 용어는 새삼스레 흥미로웠다. 역자 서문에 의하면 교섭이란 "포스트식민주의, 맑스주의, 페미니스트 글 읽기를 아우르는 스피박의 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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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결코 원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살아남기_자고세 220715에 대한 기록공부 기록 2022. 7. 18. 17:16
지난 금요일(7/15), 『체 게바라 혁명가의 삶 2』(존 리 앤더슨 지음, 허진·안성열 옮김, 열린책들, 2015. 구판은 『체 게바라, 혁명적 인간』, 플래닛, 2010)을 드디어 마무리했다. 1176쪽(구판 기준)을 3개월에 걸쳐 다 읽었으니, 〈북클럽 『자본』〉만큼은 아닐지라도 대단원 또는 중단원의 막은 내렸다 할 수 있겠다. 나-우리는 이 책을 통과(痛過)하며, 동시에 이 책은 나-우리를 통과하며 어떤 상흔을 남겼는가. 모르긴 몰라도 내가 20대에 흠모했던 체 게바라와 지금 바라보는 체 게바라는 분명 다른 모습이라는 것. 그리고 또 언젠가, 아니 어쩌면 앞으로 꽤 자주 체 게바라를 떠올리고 찾게 될 거라는 것. 그건 아마 내가 그때도 여전히 뭔가 꿈꾸고 또 뭔가 시도하고 있다는 뜻이겠지. (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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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어떻게 볼 것인가_자고세 220701에 대한 기록공부 기록 2022. 7. 2. 09:34
어제 저녁(7/1)에 진행된 '자고세'(자본주의 고민 세미나)에서는 『체 게바라 혁명가의 삶 2』(존 리 앤더슨 지음, 허진·안성열 옮김, 열린책들, 2015. 구판은 『체 게바라, 혁명적 인간』, 플래닛, 2010) 25장을 읽었다. 제목은 '게릴라 분기점'. 책도, 그의 삶도 이제 절정으로 치닫고, 우리는 예정된(?) 이별을 앞두고 있다. 체는 또 무엇을, 어떻게 증명하려 하는가. 요약 발제문(아래 첨부)에는 적지 않았지만, 체와 그라나도의 '차이'에 대한 서술이 맘에 깊이 남았다. 총에 달린 조준경을 통해 그들은 각자 다른 것을 보았다고, 체는 사살해야 할 적을 그라나도는 적 옆의 가족들을. 다시 확인하는 둘의 분기점. 지금 나는 무엇을, 어떻게 볼까, 보아야 할까, 보았다 할 수 있을까(신동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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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지금 잘하고 있어?”_자고세 220609에 대한 기록공부 기록 2022. 6. 13. 14:57
지난 9일(목) 저녁에 진행된 '자고세'(자본주의 고민 세미나)에서는 『체 게바라 혁명가의 삶 2』(존 리 앤더슨 지음, 허진·안성열 옮김, 열린책들, 2015. 구판은 『체 게바라, 혁명적 인간』, 플래닛, 2010)을 20장부터 22장까지 읽었다. 사실 지난 두세 번의 세미나에서 다룬 내용은 혁명 전쟁이 급격히 진행되는 상황이라 따라가기 벅차고 재미가 덜했는데, 이번에 다룬 내용은 혁명 후 체가 착수했던 작업들과 그 속에 담긴 그의 사상을 담고 있어 무척 흥미로웠다(요약 발제문은 아래 첨부). 무엇보다 감탄스러웠던 것은 그의 넓은 시야. 그는 항상 혁명이 고립되어서는 안 된다고, 늘 세계를 무대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그는 묻고 또 묻지 않았을까. 전선은 명확한가, 연대는 견고한가. 나 또한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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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건 당연하다, 같은 게 이상하지"_자고세 220512에 대한 기록, 동시에 조금 다른 이야기공부 기록 2022. 5. 13. 14:13
어제 '자고세'(자본주의 고민 세미나)에서는 『체 게바라 혁명가의 삶 1』(존 리 앤더슨 지음, 허진·안성열 옮김, 열린책들, 2015. 구판은 『체 게바라, 혁명적 인간』, 플래닛, 2010)을 15장부터 17장까지 읽었다. 요약 발제문(하기 참고)을 보면 알겠지만, 내용을 따라가기 조금 벅찼다. 모르는 이름들이 자주 나왔다가 금세 사라졌다. 누가 누구인지 식별할 수조차 없으니 어떤 관계와 상황 속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나마 확인할 수 있었던 건 체와 피델의 입장 차, 그리고 의견 차. 내심 조마조마하면서도 결국 당연하다는 생각. 어떤 집단이든 갈등은 겪어야만 하는 것이고, 정말 중요한 것은 경합의 건강함이다. 절차도 결과도 납득할 수 있는가, 존중할 수 있는가. 나의 최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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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중, 그는 탄약통을 집어 들었다"_자고세 220428에 대한 기록공부 기록 2022. 4. 30. 04:27
그제 '자고세'(자본주의 고민 세미나)에서는 『체 게바라 혁명가의 삶 1』(존 리 앤더슨 지음, 허진·안성열 옮김, 열린책들, 2015. 구판은 『체 게바라, 혁명적 인간』, 플래닛, 2010)을 11장부터 14장까지 읽었다. 멕시코에서 에르네스토는 드디어 피델을 만나는데, 둘의 비교가 재밌다. 요약하자면 피델은 권력 지향적인 반면 에르네스토는 동료 지향적이었다는 그런 얘기. 이 차이가 결국 피델을 오랜 권좌로, 체를 이른 죽음으로 이끌었을까. 여전히 시간을 거스르는 독법은 어렵기만 하고, 한 인물을 이렇게 시간을 들여 살피는 일은 또 오랜만이라 제법 흥분도 된다. 좌우지간 에르네스토는 혹독한 군사 훈련을 받으며 전사로 거듭난다. 동지들은 그를 '체'로 불렀다. 혁명에 투신한 아들을 부모는 이해할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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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소리나 좀 덜 하고 싶다"_자고세 220420에 대한 기록공부 기록 2022. 4. 22. 14:08
그제 '자고세'(자본주의 고민 세미나)에서는 『체 게바라 혁명가의 삶 1』(존 리 앤더슨 지음, 허진·안성열 옮김, 열린책들, 2015. 구판은 『체 게바라, 혁명적 인간』, 플래닛, 2010)을 6장부터 10장까지 읽었다(요약 발제문은 아래 첨부). 개인적으로 전기라는 장르의 매력을 새롭게 느끼는 중이다. 압도적인 발품을 들여 확인한 사실들에 기초해 한 문장 한 문장 쌓아 나갔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는 전율을 느낀다. 지독한 수고로 복원해 낸 인생의 장면 장면이 감동적이지 않을 리가 없다. 아무튼, 20대 중반의 에르네스토는 격동의 라틴아메리카를 떠돌며 '체'가 되어 가는 중이다. 의사 면허를 취득한 그는 어떻게든 자신의 의학적 지식과 기술로 사회를 변화시키고 싶었던 모양이다. 「라틴아메리카에서의 의사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