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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록 혼자라도"_오저세 오뉴월에 대한 기록
    공부 기록 2022. 6. 23. 16:26

    지난 5월 16일, 이런 글로 시작을 위한 시작을 알렸다.

    명색이 '저널리즘 스쿨'인데, 관련 활동이 전무하다시피 합니다.
    부끄럽고요, 시작을 위해 일단 시작합니다.
    역시나 읽고, 생각하고, 이야기 나누는 것부터.
    그런데 왜 그 첫발이 안수찬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교수(전 『한겨레』 기자)의 박사학위 논문일까요?
    지난해 2월, 그가 오래 일했던 신문사를 떠나 학교로 옮긴다는 소식을 듣고 저는 이런 걸 끄적인 적이 있습니다.

    "'한 줌도 안 되는 권력'으로 설치는 건 검찰인가, 언론인가.
    양비론이 주는 짜릿함도 좋고, 양시론이 주는 안온함도 좋다(동시에 둘 다 나쁘다).
    수많은 대중을 단숨에 적으로 돌린 그의 한 마디가 선민의식의 발로였을지도 모른다만,
    한국 저널리즘에 뚜렷이 남긴 그의 족적이야 쉽게 지울 수 없다.
    10년 전 그가 움켜쥐었던 주먹, 가늘게 떨렸으나 결기 어렸던 목소리, 하지만 끝내 집어삼켰던 그 분노와 절제를 나는 기억한다.
    좋은 기자였던 만큼, 좋은 교육자가 될 거라 믿는다.
    정녕 그리 되기를."

    실제로 그를 본 건 두 번뿐이지만, '기자는 기사로 말한다'는 명제를 인정한다면 그를 읽은 횟수는 제법 될 것 같습니다. 그만큼 오래 깊이 존경했고, 또 '한때'는 당황스럽기도 했고요. 그래도 연구자로서, 또 교육자로서 기대하는 마음은 여전하고요.
    그래서 읽어 보려고요.
    함께 읽어 보고 싶으신 분은 아래를 참고해 주세요.
    물론 '처음'만 이럴 뿐, '다음'은 함께하는 분들과 정하는 겁니다.

    ❓ 모임 개요
    - 시간: 5/25(수), 오후 8시~ (약 1시간 반 소요 예상)
    - 공간: 각자의 공간에서 줌으로
    - 텍스트: 「저널리즘의 새로운 과거와 오래된 미래, 복제 보도와 원천 보도」(안수찬, 고려대 박사학위 논문, 2021) 1~3장
    *해당 텍스트는 고려대 도서관 홈페이지를 통해 읽을 수 있습니다.*
    - 진행 방식: 요약 및 발제(순환제) 후 토론

    🙏🏿 신청 및 문의는 DM 또는 댓글로 부탁드립니다.

    * 세미나 참여시, 공동체 유지비 월(4주 기준) 2만 원이 발생합니다(환불 불가). *
    * 일정, 커리큘럼, 진행 방식 등 세부 내용은 세미나 내부 협의에 따라 조정될 수 있습니다. *


    그리고 한 달 하고도 한 주가 더 지나 지금, 이제야 해당 논문을 다 읽었다. 원래 2주 계획이었는데 배 이상이나 걸렸다니. 혼자라서 그랬다면 너무 핑계 같지만, 줄곧 혼자인 게 사실 안 힘든 건 아니고, 또 앞으로 계속 혼자일까 안 두려운 건 아니다. 아무튼, 읽어야지, 어떻게든.

    이 논문에서 저자는 기자를 크게 일반 기자, 디지털 기자, 탐사 기자 세 부류로 나누고, 각 부류에 해당하는 기자들 몇에게 자신의 일상을 스스로 기록(다이어리 방법)하게 한 뒤, 그 기록을 설명(인터뷰 방법)하게 했다. 실상은 당연히 모르겠지만, 박사논문이 이렇게 쉽게(?) 쓰여도 되나, 싶을 정도로 아주 효율적으로 작성된 것 같다. 이는 분명 저자 자신이 오랫동안 기자로 일하면서 문제의식을 충분히 숙성시키고 확인했기 때문이리라. 그리고 어찌 보면 그의 논지는 이제 와 새삼스럽지도 않은데, 결국 기자는 그리고 기사는 '원천성의 원칙'에서 출발하고 또 그곳에 다다라야 한다는, 어쩌면 빤하고 닳은 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옳은' 말이 빤해지고 닳을 때까지 현실은 왜 변하지 않았는가? 아니, 왜 더 나빠지는가? 이런 의문이 논문 하나로 해소될 리는 만무하니 계속 궁구해 보아야겠지.

    내친김에 안수찬 교수가 참여한 『저널리즘의 지형』도 찾아 읽었다. 제목 그대로, 이 책은 그동안의 저널리즘 연구 성과와 향후 과제 등을 개괄하고 있어 전반적으로 파악하는 데 유익하다. 아래는 책 소개. 대부분 동의한다.

    기자, 뉴스룸, 분야별 뉴스, 정치경제적 압력, 뉴스 효과, 저널리즘과 민주주의 등 모두 10개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제목 그대로 한국 언론의 전모를 그리고 있다. 저자들은 이 책을 쓰기 위해 지난 25년간 국내 유수의 학술지 12개에 게재됐던 언론 관련 논문 무려 1,200여 편을 면밀하게 검토했다.

    학술 논문의 콘텐츠는 대중에게 거의 노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새로운 시각에서 한국의 기자와 뉴스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또한 언론 현장을 잘 모르면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는 취재보도 메커니즘과 사회적 파장을 현장감 있고 알기 쉽게 잘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대학생과 대학원생의 교과서로는 물론이며 일반 대중 언론 교양서로도 손색이 없다.


    다음 책은 『디지털 시대의 저널리즘 윤리 - 진실, 투명성, 공동체. 아무래도 나의 관심이 언론 사상 또는 저널리즘 윤리에 주로 쏠리기 때문인데, 제목에 있는 키워드들, '진실'과 '투명성' 그리고 특히 '공동체'가 나의 눈길을 끌었다(조만간 편않에서 나올 책들의 관심사이기도 하고). 또 이 책의 엮은이 중 한 명인 톰 로젠스틸은 내가 예전에 감명 깊게 읽었던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그새 개정 4판이 나오다니!)의 저자이기도 해서 신뢰가 간다. 나는 그 책을 통해 우리나라 언론인들(지망생들이 유독?!)이 그토록 추앙한 가치, 객관성·공정성·중립성 등이 저널리즘의 최고 목표일 수 없다는 사실을 배웠다. 그건 신화(에 가깝)다. 그것은 끝내 획득할 수 있는 결과가 아니라, 오직 활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서만 의미를 지닌다. 이걸 이해하지 못하고 저것들을 텅 빈 구호로만 외쳐서는 사태가 악화될 뿐이겠지.

    아무튼, 다음 세미나는 『디지털 시대의 저널리즘 윤리 - 진실, 투명성, 공동체』 1부, 6월 30일(목) 저녁에. 함께 고민하고 이야기 나눌 동지들을 기다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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